재판이 끝나고, 판결문 잉크가 마르면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습니다.
다시는 법원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법원 문을 나섰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형벌은 그때부터 시작된다는 걸, 사회에 다시 발을 내딛는 순간 깨닫게 됩니다.
취업 시 전과기록 때문에 걱정되는 여러분들에 대한
면접관의 그 한마디 때문이죠.
“입사 서류로 범죄경력회보서 한 통 떼어 오세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고 심장이 발끝까지 툭 떨어지는 기분.
상담실을 찾아오는 수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입니다.
마치 주홍글씨처럼 내 과거가 낱낱이 까발려질 것 같은 두려움.
안녕하세요, 한국준법윤리교육원 김우혁 Head Coach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멘탈 코치로서
이 종이 한 장에 대한 ‘팩트’와 ‘현실적인 대처법’을 아주 명확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막연한 공포는 무지에서 옵니다.
정체가 무엇인지 안다면,
대처할 수 있습니다.
“범죄경력회보서 떼 오세요”라는 말에 쫄지 않는 법

1. 당신이 두려워하는 그 종이, 정체가 무엇인가
우선 용어부터 확실히 합시다.
흔히 ‘전과 기록’이라고 퉁쳐서 말하지만, 서류의 종류는 엄연히 다릅니다.
여러분이 가장 두려워하는 그것,
경찰서 민원실이나 ‘범죄경력회보서 발급시스템’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그것은
정확히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여러분은 스스로 여러분의 약점을 적에게 갖다 바치는 꼴이 됩니다.
① 본인 확인용 (절대 제출 금지)
이건 말 그대로 “내가 내 과거를 확인하는 용도”입니다.
여기에는 모든 것이 다 나옵니다.
여러분이 무혐의를 받았던 수사 경력, 기소유예 처분,
그리고 이미 형의 실효가 지나서 법적으로는 없어진 전과 기록(실효된 형)까지 전부 기재되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빨간 줄’이 싹 다 나오는 버전입니다.
② 취업 제한용 (기관 제출용)
이것은 법이 정한 특정 직군(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의료기관, 경비업 등)에 취업할 때 제출하는 서류입니다.
여기에는 ‘현재 법적으로 유효한 형’만 나오거나,
해당 직종 취업 제한 사유에 해당하는 성범죄 등 특정 범죄만 선별되어 나옵니다.
실효된 형(삭제된 전과)은 나오지 않습니다.
[팩트 체크] 기업이나 타인이 여러분에게 “본인 확인용”을 가져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법(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위반)입니다. 이를 요구한 사람도, 이에 응해 서류를 떼어준 여러분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2. 사기업의 불법적인 요구,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문제는 현실입니다.
법이 그렇다는 건 알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 상황에서 면접관이 “참고만 할 테니 본인 확인용으로 가져오세요”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때는 이렇게 해보세요!
대부분의 중소기업 오너나 인사 담당자는 악의가 있어서라기보다,
‘법을 잘 몰라서’ 혹은 ‘관행적으로’ 본인 확인용을 요구합니다.
이때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지거나 우물쭈물하면,
그 태도 때문에 오히려 “뭔가 있구나”라는 의심을 삽니다.
이때는 ‘당당하고 논리적인 거절’이 필요합니다.
아래 스크립트를 참고하세요.
[거절 스크립트] “담당자님, ‘본인 확인용’ 범죄경력회보서를 타인에게 제출할 경우 나중에 요청하신 담당자님과 저 모두 형사 처벌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본인 확인용’으로 제출하면 될까요? 혹시 회사에 피해를 드릴 수는 없으니, 법적으로 제출이 허용되는 ‘취업용(또는 성범죄 경력 조회 동의서)’으로 제출해도 되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면 90%는 “아, 그래요? 그럼 그걸로 주세요”라고 넘어갑니다.
여러분이 법을 알고 있고,
회사를 보호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가장 치명적인 서류 제출을 피하는 기술입니다.
3. “해외여행 결격 사유”라는 함정 질문
일부 기업은 대놓고 회보서를 요구하기 껄끄러우니 우회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해외여행에 결격 사유가 있으신가요?”
이 질문의 속뜻은 “너 전과 있어서 여권 안 나오거나 비자 안 나오는 거 아니야?”입니다.
여기서 팩트 체크 들어갑니다.
- 집행유예 기간 중: 여권 발급은 가능하지만, 유효기간이 짧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해외 출국 시 법무부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어 ‘결격 사유’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 형 집행 종료 후: 여권법상 발급 거부 사유가 사라집니다. 즉, 형이 끝났다면 “해외여행에 결격 사유 없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해도 거짓말이 아닙니다.
다만, 미국 등 비자 발급이 매우 까다로운 국가로의 출장이 잦은 직무라면,
이는 솔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직무라면, 형이 종료된 이후에는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4. 멘탈 코칭: 서류는 서류일 뿐, 당신이 아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 서류 한 장 때문에 스스로를 ‘잠재적 범죄자’ 프레임에 가두고 사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전과자라서 좋은 회사는 꿈도 못 꿔요.”
“어차피 조회하면 다 나올 텐데, 그냥 일용직이나 해야죠.”
이것이 바로 ‘학습된 무기력’입니다.
여러분, 냉정하게 말씀드립니다.
공무원, 대기업, 방산 업체, 금융권? 당연히 어렵습니다.
그건 여러분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기업의 99%는 중소기업이고, 자영업이며, 프리랜서 시장입니다.
일반 사기업은 수사 기관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수사 경력 자료를 열람할 권한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본인 확인용’을 떼어다 바치지 않는 한, 그들은 여러분의 과거를 알 길이 없습니다.
두려움은 ‘감추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드러나도 내 실력으로 덮을 수 있다’는 배짱이 생길 때 공포는 사라집니다.
과거의 실수를 훈장처럼 달고 다니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기록 때문에 오늘 당신이 흘릴 땀방울의 가치까지 깎아내리지 마십시오.
솔루션 요약:
- 본인 확인용 회보서는 절대 타인에게 주지 않는다. (나와 상대방 모두를 위해)
- 불법적인 요구에는 ‘법적 리스크’를 근거로 정중히 거절한다.
- 형의 실효(기록 삭제) 기간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다린다.
- 조회가 불가능한 영역(기술직, 자영업, 창업)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키운다.
여러분의 인생은 A4 용지 한 장보다 훨씬 두껍고 무겁습니다.
종이 쪼가리에 쫄지 마십시오.
당신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당신의 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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