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 저는 이제 평생 ‘빨간 줄’ 그어진 사람으로 살아야 하나요?”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분들 중 열에 아홉은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이 질문부터 던집니다.
한 번의 실수, 혹은 억울한 사정으로 전과자가 되었다는 사실.
그 무게가 주는 압박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릅니다.
마치 이마에 ‘죄인’이라는 낙인이 찍혀서, 어딜 가나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는 것 같은 그 지옥 같은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불안은 언제나 ‘무지(無知)’에서 옵니다. 모르니까 무서운 겁니다.
여러분이 흔히 말하는 그 ‘빨간 줄’, 평생 가지 않습니다.
우리 법은 죄를 지은 사람에게 처벌을 내리지만,
동시에 그 사람이 죗값을 다 치르고 일정 기간 성실히 살면,
사회로 온전히 복귀할 수 있도록 그 꼬리표를 떼어주는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형의 실효(刑의 失效)‘입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준법윤리교육원 김우혁 Head Coach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멘탈코치로서,
전과기록 삭제와 관련한 막연한 공포를 걷어내 드리겠습니다.
내 기록이 도대체 언제, 어떻게 사라지는지 A부터 Z까지 아주 명확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제 전과는 언제 지워지나요?” 빨간 줄의 유효기간 완벽 정리
1. ‘형의 실효’가 정확히 뭔가요?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범죄 경력은 경찰청의 전산망에 기록됩니다.
하지만 평생 이 기록을 남들이 볼 수 있게 두면, 취업도 못 하고 사회생활 자체가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법은 “형 집행이 끝나고 일정 기간 동안 재범 없이 조용히 살면, 그 기록을 삭제해 주겠다”라고 약속합니다.
여기서 ‘삭제’란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수형인 명부’와 ‘수형인 명표’라는 공개적인 장부에서 지우고,
범죄경력자료에서도 내용을 보이지 않게 처리(삭제)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누군가 여러분의 신원을 조회했을 때 “전과 없음” 혹은 “해당 사항 없음”으로 나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기다려야 할 ‘형의 실효’ 시점입니다.
2. 내 기록은 언제 사라지나? (형량별 계산법)
가장 중요한 건 ‘시간’입니다.
내가 받은 형벌의 종류에 따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다릅니다.
본인의 판결문을 꺼내보시고, 아래 기준에 대입해 보십시오.
(기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① 3년 초과의 징역·금고형을 받았다면? → 형의 집행이 종료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야 합니다.
(예: 징역 4년을 살고 2025년 1월 1일 출소했다면, 2035년 1월 1일에 실효됩니다.)
②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을 받았다면? → 형의 집행이 종료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야 합니다.
(대부분의 초범 실형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5년만 버티면 됩니다.)
③ 벌금형을 받았다면? (가장 많음) → 벌금을 완납한 날로부터 2년이 지나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벌금형도 평생 가는 줄 알고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딱 2년입니다.
벌금을 낸 날로부터 2년 동안만 사고 치지 않고 숨죽여 지내면,
그 이후에는 범죄경력회보서(취업용)에 깨끗하게 나옵니다.
④ 집행유예를 받았다면? → 집행유예 기간이 무사히 경과한 때 즉시 실효됩니다.
(예: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면? 2년이 지난 다음 날, 형의 선고 효력 자체가 사라집니다.)
[주의할 점!] 여기서 말하는 ‘기간’의 시작점은 ‘형 집행이 종료된 날’ 혹은 ‘면제된 날’부터입니다.
- 실형: 출소한 날짜 (가석방인 경우 잔여 형기 종료일)
- 벌금: 벌금을 은행에 납부한 날짜 판결 선고일이 아닙니다. 이 점을 혼동해서 계산하면 낭패를 봅니다
3. “기록이 삭제되면 수사기관도 못 보나요?” (중요한 오해)
이 부분을 명확히 아셔야 합니다.
형이 실효된다는 것은 ‘사회적 신분 세탁’이 된다는 뜻이지, ‘역사적 사실의 소멸’은 아닙니다.
형이 실효되어 일반적인 신원 조회(취업 등)에서는 기록이 안 나오지만,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를 위해 열람하는 ‘수사자료표(수사경력자료)’에는 기록이 남을 수 있습니다.
- 범죄경력자료: 유죄 판결 기록 (형의 실효 기간 지나면 삭제/비공개)
- 수사경력자료: 입건되어 수사받은 모든 기록 (혐의없음, 기소유예 포함)
다행히 수사경력자료도 보존 기간이 있습니다.
- 법정형 장기 10년 이상 죄: 10년 보존
- 법정형 장기 2년 이상 죄: 5년 보존
- 그 외 경미한 범죄: 5년 보존 (혐의없음 등은 즉시~5년 내 삭제)
즉, 형이 실효되고 일정 시간이 더 지나면 수사기관의 조회 기록에서도 여러분의 과거는 희미해집니다.
하지만 재범을 저질러 다시 경찰서에 가게 된다면, 수사관은 여러분의 과거 전력을 조회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일반 사기업이나 이웃이 이 깊숙한 수사 자료를 볼 방법은 없습니다.
4. 코치의 조언: 기다림의 시간을 ‘형벌’이 아닌 ‘준비’로 채워라
법적으로 정해진 2년, 5년, 10년.
누군가에게는 숨죽여 지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겠지만,
저는 이 시간을 ‘인생 리부트 기간’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어차피 전과자인데…”라며 자포자기하고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실효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사고를 쳐서 오시는 분들을 봅니다.
그게 제일 안타깝습니다.
벌금형 2년? 눈 딱 감고 버티면 금방 갑니다.
집행유예 기간? 조심조심 살다 보면 끝납니다.
이 기간은 사회가 여러분에게 주는 마지막 테스트입니다.
“당신, 정말 다시는 안 그럴 거지? 이 기간 동안 증명해 봐.”
이 테스트 기간 동안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과거를 후회하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효 이후의 삶’을 위한 무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우십시오. (운전면허 외 대부분의 국가 자격증은 형 집행 중에도 준비 가능합니다.)
- 우리 사회와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 더욱 깊이 공부하십시오.
- 세상에 도전할 체력을 만드십시오.
그리고 2년 뒤, 5년 뒤. 여러분의 기록이 전산상에서 ‘삭제’ 처리되는 그날,
여러분의 실력과 통장 잔고는 ‘생성’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새 출발입니다.

[Summary] 오늘 칼럼 세 줄 요약
- 평생 가는 전과는 없다. 일정 기간(2년~10년)이 지나면 기록은 비공개(실효)된다.
- 벌금형은 납부 후 2년, 집행유예는 유예 기간만 끝나면 사라진다. 쫄지 마라.
- 기다리는 시간 동안 숨지 말고, 실효 이후를 위한 ‘무기(능력)’를 만들어라.
여러분의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기록은 지워집니다.
그리고 그 기록이 지워지는 날, 여러분이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지는 오직 지금의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어깨 펴십시오. 당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2025 한국준법윤리교육원(KICE). All rights reserved.
본 글은 한국준법윤리교육원에서 제작한 저작물로, 무단 복제·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