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을 겪게 되면 누구나 당황합니다. 특히 경찰 조사를 받고 나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에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 변호사 사무실일 겁니다. 하지만 막상 상담 자리에 앉으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경험상, 상담을 제대로 준비한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은 사건 대응 과정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오늘은 변호사 상담을 앞둔 분들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세 가지 포인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습관
상담의 첫걸음은 사건의 흐름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메모해 오시는 게 좋습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조서 사본이 있다면 함께 가져오면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사실을 빼거나, 불리할까봐 숨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오히려 변호사가 전략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재판부는 결국 모든 사실을 확인하게 되므로,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정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2. 지금까지의 자료와 조치 확인
두 번째는 현재까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어떤 자료가 있는지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했다면 합의서나 대화 내역을 챙기고, 반성문을 작성했거나 상담·교육을 받았다면 관련 확인서를 가져와야 합니다. 요즘 법원은 피고인의 태도와 재범 방지 노력을 양형에서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따라서 교육 수료증, 심리상담 확인서 같은 자료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피고인의 교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상담 자리에서 이런 자료들을 보여주면 변호사가 사건 전략을 세우는 데 훨씬 유리해집니다.
3. 원하는 목표를 분명히 하기
상담을 앞두고 본인이 어떤 결과를 바라는지 정리해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단순히 “형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는 수준을 넘어서, 구체적으로는 집행유예를 희망하는지, 벌금형으로 종결되길 바라는지, 아니면 피해자와의 합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지 스스로 정리해야 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피고인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변호사의 전략은 달라집니다. 목표가 분명해야 상담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맺으며
변호사 상담은 단순히 법률 지식을 얻는 시간이 아닙니다. 사실을 정리하고, 필요한 자료를 챙기고, 앞으로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 과정 속에서 사건의 전략이 세워집니다. 준비 없이 상담을 받으면 변호사가 사건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그만큼 대응도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위 세 가지를 미리 점검해 온다면, 짧은 상담 시간에도 훨씬 밀도 있는 논의가 가능합니다.
형사사건은 누구에게나 큰 부담이지만, 제대로 준비된 첫 상담은 그 무게를 덜어내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상담을 앞둔 분들이라면 오늘 말씀드린 세 가지 포인트를 꼭 기억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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